유학 오자마자 $250을 투자해 가장 좋은 브랜드중 하나인 trek 자전거를 샀다. 그때 글랜레녹스에 살았는데, 차가 없어서 grocery를 갈때 이용하려고 앞에 바구니도 달았다.
운동삼아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했다. 글랜레녹스에서 unc가는 길은 언덕의 연속이었다. 낑낑매고 올라가다가 내려서 끌고갔다. 그런데 아니! 왠 여자애가 그 긴 언덕을 유유자적 올라가는게 아닌가. 그래서 나도 오기로 죽을 힘을 다해 올라갔다.
그 언덕이 끝나면 student union까지 좀 평탄한 길이다가 다시 biology department근처에서 고난의 언덕길이 시작된다. 그건 그렇게 심하지는 않지만 긴언덕을 올라오냐고 너무 지쳤기에 만만치않은 도전이었다.
office에 도착하면 좀 어퍼져있어야했다. 그러면 등으로 땀이 쪼르르 쪼르르 흐른다. 수업시간에도 졸았다. 익숙해져서 더이상 힘들지 않았던 몇달 후에도 일관성을 유지하려고 계속 졸았다^^
내리막길은 정말 쉬웠다. 페달 한번 밟을 필요없다. 처음에는 위험할 정도의 속도에 콘드롤이 안돼 brake를 잡으면서 내려와야했다.
그런데 1주일 지나니 익숙해져서 아무렇지도 않았다. 올라갈때는 끌고 올라가는 사람들을 비웃어주며, 내려올때는 brake 사용않고 살인적인 속도를 즐기며 내려왔다. 아마 그때가 지구력이 가장 좋을 시절이 아니었다싶다. roomate의 구박에도 불구하고 자전거는 애지중지 집안에 들여놨다.
그러다가 지금 사는 곳으로 이사왔다. 학교다니는건 문제가 아니었는데 grocery 가는 길이 좁아서 자전거타기에 위험했다. 옆으로 차가 지나가면 바구니에 식료품을 잔뜩 싣은 자전거가 휘청했다. 그래서 차를 살수밖에 없었다. 이동네는 보다 안전하기에 밖에다 자전거를 매놨다.
그해 여름 한국에 다녀왔다. 그런데 갔다오니 자전거에 큰 변화가 감지됐다. 오랜만에 타려고 간 자전거앞에서 황당함에 한참을 멍하니 열쇠를 돌리며 서 있어야만 했다. 아니 앞바퀴가 없어진게 아닌가!!!
엄청 속상했지만 어쩔수없었다. 그리고 학회가 있어서 메사추셋주에 1주일간 다녀왔다. 이번엔 안장이 없어졌다.
나중엔 어떤 술취한 넘들이 깔고 뭉갰는지 뒷바퀴도 찌그러지고 멀쩡한건 frame밖에 없었다. 자물쇠는 뒷바퀴하고 frame에 걸쳐서 걸어놨는데 최근에 어떤 기술좋은 놈이 frame만 쏙 빼가서 자물쇠하고 찌그러진 뒷바퀴만 남았다.
그거 분해해서 팔면 몇푼이나 받는다고 훔쳐가는 놈들이 있는지... 역시 세상은 완벽하고는 거리가 멀다. 누가 세상을 이 따위로 만들었을까? 과연 잘 만들었는데 사과 따먹고 이모양이 되었는지는 의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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